만세전
원래 만세전의 제목은 '묘지'였는데, 작가가 연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연재하던 잡지가 폐간되어 버렸다. 이후 다른 연재처에서 작가가 다시 연재를 시작하면서 제목이 '만세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만세'는 당연히 3.1 운동을 지칭하며 전은 고전문학끝에 붙는 전이 아닌 '앞 전'자이다. 즉 3.1운동 이전 상황이 배경인 소설입니다.
만세전을 읽고
항상 이런 근대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 시대때 만들어진 근대소설들은 모두 주인공이 항상 죽거나 어디론가 회피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만세전’이라는 소설도 그런 것 같다. 이 소설에선 주인공은 어디론가 회피하는 부류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인화라는 동경(도쿄)유학생은 자신의 조국에서 자신의 동포들의 비참함을 보게 되는데 같은 민족이기에, 자기 조국이기에 분노와 울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이인화라는 주인공은 무지한 자가 아니다 당시 일본이라는 선진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지식인이다. 지식인이지만 무언가를 실현 할 수 있는 힘이 없는 무능한 지식인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시 국제정세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므로 속으로는 분노와 울분이 솟구칠 진 몰라도 한편으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자신이 이득을 볼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당시 조선의 현실에 대해서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관자적인 태도는 당시사회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학교에서조차도 서로 자신이 피해보지 않기 위해 서로를 이간질 하게 만드는 그런 교육을 시켜 같은 민족끼리 조차도 서로 불신하게 만들어 같은 민족간에 동질성과 단결력도 망가뜨리는 동시에 지금의 경쟁사회 구도로 만들어 일본에 도움이 되게 하려는 일본의 윗사람들의 계략이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이인화는 유학생활을 하면서 당시 앞선 선진문물들을 접하며 조선과 일본의 모습에 차이를 느끼고 사실상 피해 안보는 쪽으로 자연히 등을 돌리게 된다.
즉 이인화는 또는 당시 이러한 지식인들은 궁핍한 현실의 조선보단 서구적인 근대성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내가 당시 그때 지식인이라고 한다면 물론 일본쪽으로 등을 돌렸을 것이다. 민족도 조국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자기 몸이기 때문에 그런 이기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동경유학 같은 것을 가봤자 할 수 없는 건 똑같기에 유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인화는 조선의 현실은 ‘묘지’라고 생각하는 반면 동경은 자유롭고 근대적인 곳으로 생각한다. 아내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도 곧바로 서울로 출발하지 않고 여러 지인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끌고, 아내가 죽자마자 곧바로 서울에서 동경으로 곧바로 출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루빨리 이 ‘묘지’를 벗어나고 싶어 하고 자유로운 동경으로 가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을 말이다. 나 자신도 힘들어하고 비참한 조국의 모습은 전혀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다른 곳으로 회피하고 싶어 할 것이다. 만약 철저한 기회주의자라면 앞도 안보고 다른 나라로 갈 것이고 다시는 조국 땅을 밟고 싶어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은 보면서 크게 느끼는 것은 싸움을 즐기는 그런 야만적인 민족에 의해 우리민족이서로 이간질 하게 만들고 서로 불신하고 미워하고 기회주의자로 만들어 버린 그러한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그리고 남을 괴롭히기를 즐기는 그런 미친 민족에게 치가 떨리게 한다는 점이다. 우리들이 일본이 사과하라고 하면 그들은 ‘우리조상들이 한 일 가지고 왜 지금 우리에게 와서 따지느냐?’ 또는 ‘누가 너네들더러 침략당하래? 그러니까 약해빠지지 말았어야지’ 이런 식의 논리를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과 다른 것이 있다면 우리는 약해빠지진 않았다. 그때 당시 무지했을 뿐, 약해빠지게 만든 것은 바로 그들이다. 지금의 이기주의와 기회주의로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게 만든 것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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