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비오는 날’은 1950년대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집과 돈을 잃은 동욱 남매는, 결국 동욱은 가출하고 동옥은 행방불명되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집과 돈을 잃기 전에도, 동옥은 자신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고, 불구자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초상화 그리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자 절망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잃게 되고 자신의 오빠도 가출까지 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인 기피증이 있고, 불구자인데다가 여자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결국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 동옥은 행방불명을 통해 자신이 처한 암울하고 절망적인 현실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도피를 해 버린 것 이다.
이러한 동옥의 일처럼, 사회적 상황은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책 속의 상황도 6.25 전쟁을 겪고 난 직후라 사회가 많이 피폐해졌을 것 이고, 이 사회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동욱남매 같은 사람들은 현실을 도피하고 싶을 수밖에 없었을 것 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상류층들은 불안정한 사회에 휩쓸려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그들끼리 하나의 사회를 구축하여 그 속에서 별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 이다. 결국 안정되거나 불안정한 사회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가 약하며, 소외당하는 빈곤층일 수밖에 없다. 간혹 이러한 사람들이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은 그들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냐 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노력을 하지 않아 그런 상황에 처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지만 사회로 인해 그 노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개개인의 문제보다 사회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사회에서 점차 소외당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질 수 도 있다.
사회에서는 조그만 균열 하나가 생기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그 균열이 어마어마하게 커져서 그 사람의 삶을 너무나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이다. 따라서 사회가 불안정 하지 않아야 사람들은 더욱 더 고통 없는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백치 아다다
이 소설에서 아다다는 벙어리에다가 백치로 나온다. 이러한 아다다를 시집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첫 남편은 땅을 주고 결혼시켰다. 처음에는 좋다고 하던 신랑과 시어머니가, 나중에 자신의 수중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아다다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매일 구박만 하다가 버려졌다. 그렇게 친정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매일 혼만 나다가 아내를 얻고 싶어 하는 수롱과 같이 집을 나와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수롱이 가진 돈을 보고 자신이 또 버려질까 두려워 한 아다다는 수롱이 모은 돈을 바다에 버리다 들켜 바다에 빠져 죽은 비극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아다다를 비극적인 죽음까지 몰고 가게 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그 원인은 ‘돈’ 이 아닐까? 사전에서 말하는 ‘돈’ 의 정이는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되는 물건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물의 가치를 부여하는 이 ‘돈’이, 사회에서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사회는 이 소설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바와 같은 ‘물질 만능주의’ 사회가 되어 버릴 것 이다.
이 소설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물질 만능주의 적 사상을 나타내지만, 오직 한 사람, 아다다는 돈을 두려워하여 돈을 바다에 버리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 아다다가 보통 사람이라면 하지 못할,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다다의 순진한 성격과 첫 남편에게 버림받은 과거로 인해 돈을 버릴 수 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아다다가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가장 최우선의 조건을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다다는 돈이 가장 최우선의 조건이 아닐 뿐만 아니라 돈을 행복의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돈이 많으면 불행을 가져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물질 만능주의 사상으로 인해 ‘돈이 최고다.’ ‘돈만 있으면 못 하는게 없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이 말하는 돈은 그들에게 행복을 이루어 줄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일 것 이다. 하지만 나는, 돈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니라 표면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만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돈의 가치와 행복의 조건에 대해 다시 생각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이나 물질적인 풍요에 개의치 않고, 자기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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