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인간복제를 통해 인류가 영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이미 인간복제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인정받을만한 사유를 가진 사람에 한하여 인터넷상에서 인간복제 신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자식을 잃은 부모나 2세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주된 신청자이다.
물론 이 단체가 인간복제에 성공하였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되고있다. 인간복제기술이 더 이상 자리잡기 전에 세계적 협약을 통해 엄격히 규제되어야한다.
우선 인간복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기술을 재정비한다해도 실패하는 경우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인간복제의 실패란 무엇인가.. 결국 심각한 기형아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죽여도 문제고..살아도 문제다.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도 크게 위협된다. 인간은 아버지의 정자(陽)와 어머니의 난자(陰)가 만나 수정이 되어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이나 머물다 어머니의 산고 끝에 세상에 나온다. 그런데 인간복제에는 빈 난자와 DNA만이 필요하다. 이렇게 인간이 복제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점점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점차 맞벌이하는 여자들에게 임신, 출산, 산후조리는 직업적으로 큰 손실이다. 또한, 산고(産苦)가 두렵지 않은 여자가 있는가.. 요즘엔 제왕절개하는 산모들도 많다. 인간복제가 일반화되면 대리모가 전문적인 직업으로 부상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쉽게 아이를 갖게 되고 쉽게 사람들이 생긴다면 생명에 대한 존엄성도 줄어들 것이다. 특히 신생아에게 무슨 존엄성이 있겠는가.. 어차피 열달 만 있으면 똑같이 찍어낼 수 있는데. 죽으면 다시 만들면 되는거다. 다마고치 게임처럼..
국가적 차원에서도 그렇다. 인구가 부족하면 만들면되고.. 뛰어난 특수부대가 필요하면 우수한 DNA를 모아 인간을 복제한 후 20년 정도 투자해 인간병기로 키워내면 된다. 누가 그들의 인권을 주장할 것인가. 같은 이치로, 국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인간복제는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인간의 정체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똑같은 DNA로 태어난 사람이 여럿이라면 그들은 서로를 보며 얼마나 회의가 들것인가. 이렇게 다들 다르게 태어났어도 ‘나 하나 죽어봤자 뭐 달라지는거 있나’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자연스럽게 태어난’ 인간들이 발 디딜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점차 유전자 조작을 통해 좀 더 뛰어난 2세를 얻으려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완벽에 가까운 인간들이 세상에 넘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태어난’ 인간들은 다 장단점이 있고 그것을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위로한다. 그런데 외모도 완벽하고 두뇌도 명석하고 운동신경도 뛰어나고 몸도 튼튼한 슈퍼 엘리트 인간들이 생겨난다면 ‘자연스럽게 태어난’ 인간들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어쩌면 미개한 태생의 인간이라고 낙인찍히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이야말로 인류가 자연에 反하게 되는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인간복제를 통해 장기이식이 필요한 사람이나 불임부부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눈앞의 일 뿐 아니라 먼 훗날의 일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들을 위해 인간복제를 감행한다면, 인류는 지나치게 큰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인간복제를 전적으로 반대한다. 이것이 나의 인간복제에 대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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