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훔친 소설가 책 소개
문학이 공감을 주는 과학적 이유『뇌를 훔친 소설가』. 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여러 신경과학적 메커니즘들이 옛 문학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파헤치는 책입니다. 저자 석영중 교수는 오랫동안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대문호들의 작품과 삶을 연구해온 러시아 문학 전문가로, 이 책에서 문학과 신경과학의 접점을 연구했습니다.
뇌를 훔친 소설가 독후감상평
이 책을 처음 대면하였을 때는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뇌를 훔친 소설가’와 같이 특이한 제목을 보면 어떤 책이었던 간에 호기심을 먼저 가지고 책을 읽는 나의 성향과는 정 반대의 반응이 나왔던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제목 위에 있는 ‘문학이 공감을 주는 과학적 이유’라는 문구가 과학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눈에 이만저만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은 한번 시도라도 해보자라는 식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분명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책의 내용 재미는 나의 상상, 그 이상이었다.
고등학생으로서 언어영역을 푼 적이 있다면 한번 쯤 보았을법한 단어 ‘감정이입’이 뇌에서 ‘거울뉴런’이라는 상대방과 똑같이 행동하려는 습성과 연관이 된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 그리고 거울 뉴런이 실제로 알렉산드로 푸슈킨의 작품 <예브게니 오게닌>에서 여주인공이 흔한 연애소설의 주인공을 따라한다던가, 남자주인공이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유복한 환경을 비웃으며 방랑하는 바이런을 따라하고 또한 여자주인공인 타티야나가 자신의 행동이 단순히 거울뉴런의 작용으로 인한 따라 하기에 불과 했음을 인지하고 따라하는 것을 멈추는 거울뉴런 억지반응이 일어난다는 것과 같이 책의 첫 번째 파트 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쏙쏙 들어 왔을 뿐 아니라, 이 후에도 줄기차게 나오는 뇌와 문학의 결합작품은 그 어떠한 과학책보다, 나로 하여금 과학에 빠져들게끔 하였다.
이 책에 대해서 감탄에 또 감탄을 하게 만들었던 대목이 앞에 소개한 대목이었다면 내가 이 책을 보며 귀감으로 삼을 만한 것은 ‘망각’ 과 ‘변화’이다.
인간의 뇌는 기억을 잊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기억의 틀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허무적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좋지 않은 기억을 잘 잊지 못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연연하는 편인데, 본 책 파트 3 기억과 망각에는 12번째 이야기에 ‘잊어라’에서는 기억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가지는 끔찍한 고충과 인간의 생존이 뇌의 망각기능에 있었다는 다소 생소한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아 ‘좋지 않은 기억을 잊어라’라는 다소 ‘거기서 거기’인 답변을 스스로에게서 발견했지만, 평소에 흔히 할 수 있는 ‘좋지 않은 기억을 잊어라’라는 조언이 아닌, 잊지 못한다면 더욱 나에게 손해가 온다는 것임을 분명히 과학적으로 증명된 조언이기에 조금 더 특별했고.
또한 ‘변화’에서도 평소에 바꾸지 못하던 습관, 행동, 사고방식이 충분히 뇌에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잊어라’에서처럼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있어, ‘나도 충분히 노력을 한다면, 과학적으로 증명된 뇌의 변화에 의해서 나의 사고방식 습관 행동이 바뀔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책을 읽으며 생소한 러시아 문학이 많이 나와 당황했다, 사실 러시아 문학이라 해봤자 알고 있는 것은 ‘죄와 벌’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당황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 역시 몇몇의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을 뿐더러, 이 책에서는 러시아문학을 깊게 파고자했던 것이 아니라, 과학에서 뇌라는 분야와 문학에 접목시켜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문학이 얼마나 연계성이 있었는가에 대해서 알려주고자 했던 것이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되어있어 보기에 편했다.
평소에 싫어하는 과학이라 매우 걱정을 했는데 살면서 이렇게 흥미를 끌어올리는 책을 보게 되어 매우 놀라웠고, 다시 한 번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만한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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